놓여 있다. 잔 속에서 은은하게 피어오르는 김이 공기 중에 퍼지며 방 안을 포근하게 감싼다. 그 찰나의 순간, 나는 오래된 사진첩을 펼쳤다. 세월의 먼지가 내려앉은 사진들은 마치 과거의 시간을 소환하는 마법 같았다. 차 김과 사진 속 기억들이 조용히 내 마음을 흔들었다.

사진 속 사람들은 모두 다르지만, 그 표정에는 한결같이 따스함이 묻어났다. 어린 시절 친구들, 사랑하는 가족, 지나간 계절의 순간들이 사진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차 김이 그 위를 감싸며 시간의 벽을 허물고, 나는 그 순간들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과거와 현재가 서로 어우러지는 느낌이었다.

차 김은 그저 따뜻함만을 전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기억을 불러내고, 감정을 되살리는 매개체였다. 사진 속 미소와 눈빛이 더욱 선명해지고, 잊고 지냈던 이야기들이 차 김과 함께 내게 다가왔다. 차 한 모금에 담긴 온기가 사진과 함께 내 마음 깊숙이 스며들었다.

오래된 사진들을 하나씩 넘길 때마다, 나는 시간의 흐름을 느꼈다. 그리고 그 속에서 내가 얼마나 많이 변했는지, 또 얼마나 많은 것을 간직하고 있는지 깨달았다. 차 김이 피어오르는 이 순간, 나는 지나간 시간에 감사하며 새로운 시작을 다짐했다.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따뜻한 공간이었다.

사진과 차 김이 만들어 내는 이 고요한 순간은 나에게 쉼표 같은 시간이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춰 서서 나 자신과 마주할 수 있게 해 주었다. 나는 그 따뜻한 기억들을 가슴에 품고 다시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었다. 차 김과 오래된 사진들은 나의 마음을 채우는 작은 위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