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을 중심으로 태동한 고대 문명의 이름이자, 그 문명을 수호하던 불꽃의 신의 이름이기도 하다. 이 문명은 이그나록 대륙의 서쪽 끝, 끝없는 화산지대 위에 세워졌으며, 수세기에 걸쳐 불과 금속, 마법이 결합된 독특한 기술을 발전시켜왔다. 파이락시스는 다른 문명들과 달리 신을 숭배하는 동시에 그 힘을 실용적으로 사용하려는 경향이 강해, 마법공학(Magitek)의 선구자 역할을 해왔다.

파이락시스의 시민들은 불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들은 어린 시절부터 불과 함께 성장하며, 불꽃의 성질을 이해하고 그것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인다. 도시 중심에는 '영겁의 화로'라 불리는 거대한 화염이 타오르고 있으며, 이 화염은 파이락시스의 신성한 힘의 근원이자, 불꽃의 신 파이락시스의 일부라고 믿어진다. 이 화로는 꺼지지 않는 불로, 신의 의지를 전달하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그러나 최근 들어 '영겁의 화로'의 불꽃이 약해지기 시작하면서 불안감이 도시 전역에 퍼졌다. 사람들은 이것이 신의 분노인지, 혹은 외부의 어둠이 다가오고 있다는 징조인지 알 수 없어 혼란에 빠졌다. 이에 따라 파이락시스의 고위 사제들과 과학자들은 협력하여 화로의 불꽃을 되살릴 방법을 찾기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오래전 봉인된 ‘어둠의 불씨’에 대한 기록이 발견되고, 이것이 대재앙의 서막이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편, 젊은 마법공학자 '칼리엔'은 화로의 불이 약해진 원인을 찾아 나서던 중, 이그나록 대륙 깊숙한 곳에 잠든 또 다른 고대의 불꽃, 즉 파이락시스의 쌍둥이 신 ‘이그자일’의 존재를 알게 된다. 이그자일은 파괴의 불꽃을 상징하며, 과거 파이락시스 문명 내부에서 일어난 내전을 일으킨 장본인이다. 신들조차 봉인했던 그 존재가 다시 깨어날 조짐을 보이면서, 칼리엔은 선택을 강요받게 된다. 파이락시스를 살리기 위해 어둠의 불꽃을 받아들일 것인가, 아니면 멸망을 감수하고라도 순수한 불의 의지를 지켜낼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