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그나록 세계관에서 가장 신비롭고 고귀한 불의 존재로, “고요한 불꽃의 왕”이라 불린다. 그 어떤 폭발이나 분노로 불을 다루는 존재들과 달리, 신다리온은 ‘정제된 불’ — 즉, 감정과 지혜가 융합된 고차원의 불꽃을 통제한다. 그는 태초에 창조된 다섯 원초 정령 중 하나이며, 불의 본질을 ‘파괴’가 아닌 ‘통찰’과 ‘변화’로 이해한 유일한 존재로 기록된다. 불크란이나 엠버클로 같은 혼돈의 화염과 달리, 신다리온은 질서와 균형을 지향하는 불의 형태를 대표한다.

신다리온의 불꽃은 눈에 보이는 붉은색이 아니다. 그의 불은 은은한 청백색이며, 태운다는 느낌보다는 모든 것을 ‘정화’하고 ‘진실된 형태’로 되돌리는 힘을 갖고 있다. 고대의 마법사들은 신다리온의 불을 **“심혼의 불꽃”**이라 불렀으며, 이 불을 통해 과거의 기억을 보고, 숨겨진 진실을 밝혀내며, 왜곡된 운명을 바로잡을 수 있었다고 전해진다. 전설에 따르면, 그의 불꽃에 스스로를 던진 자는 완전히 새로운 존재로 다시 태어나거나, 존재 자체가 사라진다고 한다.

수천 년 전, 신다리온은 대륙의 균형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를 봉인했다. 그는 예언된 “세 불의 충돌” — 즉 불크란, 엠버클로, 그리고 또 하나의 미지의 불이 격돌할 날이 다가오고 있음을 예감했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이 깨어나는 날, 이그나록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될 것이라고 남기고, ‘창백한 화로’ 속에 자신의 본질을 잠들게 했다. 이 화로는 오직 불의 본질을 이해한 자만이 불꽃을 피울 수 있으며, 현재까지 그 누구도 이를 깨우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파이락시스와 알두라스 인근에서 청백색 잿가루가 날리기 시작하면서, 신다리온의 봉인이 흔들리고 있다는 조짐이 나타난다. 마법사 집단 ‘루멘 아르카’는 이를 “불의 각성”이라 명명하고, 신다리온의 재림을 준비하기 시작한다. 그들은 신다리온의 귀환이 불크란과 엠버클로 사이의 충돌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 믿고 있으며, 그의 불꽃을 다시 피우기 위해 ‘불의 시련’을 시작한다.

한편, 젊은 학자이자 전직 치유사인 세일렌은 고대 문서를 해석하던 중 신다리온이 남긴 마지막 유언을 발견한다. 그 유언은 단순한 예언이 아니라, 모든 불의 존재들이 결국 하나의 본질로 통합되어야 한다는 경고였다. 세일렌은 점차 깨닫는다. 파괴의 불(불크란), 정화의 불(엠버클로), 그리고 진실의 불(신다리온)은 결코 분리된 것이 아니며, 본래 하나의 생명이었을 수도 있다는 단서들이 존재한다. 이 진실을 아는 순간, 그녀는 이그나록의 운명을 바꿀 ‘불의 조화’라는 새로운 사명을 짊어지게 된다.

신다리온은 아직 깨어나지 않았지만, 그 존재만으로도 세계는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누군가는 그의 귀환을 경계하고, 또 다른 이는 구원이라 믿는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하나다. 불은 더 이상 단순한 도구가 아니며, 그것을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따라 세계의 미래가 결정될 것이다. 신다리온은 그 이해의 끝에서, 조용히 깨어날 날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