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에 쌓여 있습니다. 한 장, 두 장, 그렇게 모인 종이 위에는 차마 전하지 못한 말들이 눌러 적혀 있죠. 때로는 미안함이, 때로는 그리움이, 때로는 아무 말 없이 이름만 써 내려간 날도 있었습니다.
처음으로 편지를 썼던 날을 기억해요. 그날 나는 용기 내어 너에게 솔직한 내 마음을 전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그 종이를 봉투에 넣는 순간, 알 수 없는 두려움이 나를 붙잡았습니다. 혹시 너의 표정이 어두워질까 봐, 혹시 우리 사이가 달라질까 봐 결국 보내지 못했어요.
시간이 흘러도 그 마음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더 선명해졌죠. 무수히 많은 밤, 너에게 말을 걸고 싶었고, 안부를 묻고 싶었고, 가끔은 그냥 "잘 지내?"라는 말 한마디라도 남기고 싶었어요. 하지만 여전히 그 모든 말들은 종이 위에서 멈춰버렸습니다.
어떤 편지는 화해를 담고 있었고, 어떤 편지는 작별을 준비하고 있었어요. 말하지 못한 감정이 얼마나 무거운지, 그 무게를 나는 매일 느끼며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그 편지들을 쓰고 나면 조금은 숨이 쉬어졌어요. 비록 너에게 닿지는 않았지만, 내 마음은 분명 어딘가로 흘러간 듯했어요.
가끔은 생각해요. 이 편지들을 너에게 보냈다면, 무언가 달라졌을까? 우리가 다시 마주했을까? 혹은 완전히 멀어졌을까? 정답은 없지만, 나는 여전히 그때의 나를 이해하려고 해요. 보내지 못한 그 편지들 속에는, 나의 진심이 담겨 있으니까요.
오늘도 또 한 장의 편지를 씁니다. 이번에도 너에게 닿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말이에요. 하지만 괜찮아요. 언젠가 시간이 지나 이 편지들이 나 자신을 위로해줄 날이 올 거라고 믿어요. 보내지 않았지만, 분명 나는 그 순간마다 진심이었다고, 그렇게 말해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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