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말하면 우리 사이가 그 시각에 멈췄다고 해야 맞겠지. 핸드폰 화면에 떠 있던 마지막 메시지, 차마 누르지 못한 통화 버튼, 그리고 그저 바라만 보던 너의 프로필 사진. 그 순간부터 세상은 움직였지만, 우리 둘의 시간은 흐르지 않았다.
그날 밤, 나는 계속해서 뭔가를 쓰다 지우고 또 썼어. “미안해.” “잘 지내?” “우리 다시 이야기할 수 있을까?” 하지만 어느 것도 보내지 못했어. 왜냐하면 너는 이미 침묵으로 모든 걸 말하고 있었으니까. 더 이상 이어질 수 없다는 걸, 너는 말 없이도 내게 전하고 있었어.
우리는 그렇게 새벽 두 시에 멈춰버렸다. 그날 이후로 내 하루는 계속되지만, 마음 한켠은 늘 그 시각에 머물러 있어. 친구들과 웃고 있을 때도, 혼자 집에 들어갈 때도, 문득 시계를 보면 두 시가 아니어도 두 시인 것처럼 가슴이 먹먹해져.
사람들은 시간이 모든 걸 치유한다고 말하지만, 우리 사이의 시간은 멈춰 있기 때문에 아무것도 흐르지 않아. 아물지도, 지나가지도 않아. 새벽 두 시는 어쩌면 끝도 아니고 시작도 아닌, 그저 애매하게 남아 있는 ‘우리의 마지막’이야. 그래서 더 지워지지 않아.
가끔 상상해. 만약 그날 우리가 조금만 더 솔직했다면, 조금만 더 용기를 냈다면, 새벽 두 시 이후의 우리도 있었을까? 아마 그랬다면 지금 이 순간도, 이 글도 없었겠지.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고, 그래서 나는 아직도 그 시각에 나를 가둬두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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