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친한테 복수하고 싶은 생각 없어요? 내가 기꺼이 도와줄 수 있는데.” Q 제약 장남, 강도일의 달콤한 제안에 김민서는 거절할 수 없었다. 바람피운 것도 모자라 병원 이사장 딸을 임신까지 시킨 파렴치한 전 남친, 지훈에게 어떻게든 복수하고 싶었다. “해요. 계약 결혼.” 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민서는 몰랐다. 이들의 결혼 생활이 롤러코스터가 될 거라는 것을. 운명의 장난인지 이혼서류를 제출하려던 그날, 도일은 차 사고를 당한다. 1년 2개월 동안의 일을 전혀 기억 못 하는 도일. 민서와의 첫 만남도, 계약 결혼도, 예정된 이혼도 기억하지 못하는데….
“계약 결혼입니다. 부부 관계를 포함한.” KH 건설의 이도건 상무는 결혼에 한 가지 단서를 달았다. 은채로서는 거부할 수 없었다. 그 이유는 그녀가 먼저 이 결혼을 제안했기에. “만약 잠자리가 별로라면, 결혼을 안 하실 건가요?” “글쎄요…….” 그녀를 빤히 바라보며 그가 말을 이었다. “속궁합이 별로라면, 굳이 부부 관계를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요?” 가족에게서 멀어지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선택했던 계약 결혼. 입으로는 좋아하지 말라던 그녀는 점점 그에게 끌리게 된다. “사랑하지 않으면 상처를 주지도, 받지도 않겠죠. 저는 상처받고 싶지 않아요. 그러니까 차라리 잘됐어요.” “그 말은 나를 절대로 좋아하지 않겠다는 말 같군요.” “네. 좋아하지 않을 거예요. 그러니까 상무님도 절 좋아하지 마세요.” “약속하죠.” 그는 그대로 그녀 쪽으로 고개를 기울여 키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