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욤뮈소
차욤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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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고등학생이 되었습니다

"다 죽어버려..."홧김에 나는 맘에도 없는 소리를 지껄여보았다. 차라리 전부 죽어버린다면 내가 이렇게 힘들지는 않았을 거라고... 차라리 엄마도 없다면 그냥 자유롭게 혼자 살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했던 나 자신을 후회하게 되는 날은 그렇게 머지않은 미래에 찾아왔다.띠리링-휴대폰이 울렸다. 휴대폰을 꺼내 번호를 확인하니, 엄마 번호였다. 나는 한껏 들뜬 기분으로 전화를 받았다."엄마! 나 이번 면접...!""아, 혹시 윤나래 님의 아드님 되시나요?""네...? 그런데요...?"엄마의 번호에서 처음 듣는 남자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나는 다시 한번 번호를 확인했다. 엄마 번호가 틀림없는데... 의아해하며 다시 휴대폰을 귓가로 가져간 그 순간, 남자가 예상치 못한 소식을 전해주었다."윤나래 님이 교통사고를 당하셨거든요?아무래도 병원으로 좀 와주셔야 될 것 같은데..."덜컹 심장이 내려앉았다."엄마가요...?"영화나 드라마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었다...소심하고 자신감 바닥인 취준생 지윤의 면접날 엄마가 교통사고로 그만 죽고 만다. 그리고 엄마의 발인식 날 그렇게 기다리던 합격 소식을 듣는다. 이제는 축하해줄 사람 하나 없는데... 그런데 출근 첫날 대문 앞에 전혀 뜻밖의 사람이 나타난다. 예쁘장한 고등학생이 되어 살아 돌아온 엄마... 님 같으면 이걸 믿겠어요? 살아생전 못해 본 일들을 해보라고 신이 기회를 준 것이라는데, 왜 하필 열여덟 살로 돌려보낸 거냐고요? 철딱서니 없는 고등학생으로 돌아온 엄마는 이참에 고졸 졸업장 한번 받아보는 게 소원이라는데, 엄마 중졸이셨어요? 우여곡절, 좌충우돌, 사고뭉치 엄마 때문에 지윤은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인데.... 과연 우리 엄마, 졸업장 무사히 딸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