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소 씨, 우리 결혼합시다.”“…네?!”밥 먹으러 가자는 말처럼 성훈은 감정을 알 수 없는 무감한 얼굴로 아무렇지 않게 입 밖으로 결혼이라는 말을 꺼냈다.“아, 너무 갑작스러웠다면 미안해요. 난 빙빙 돌려 말하는데 취미가 없어서요.”“전 갈 곳도 없고, 빚도 많아요. 왜 저 같은 사람과….”“윤지소 씨가 어때서요, 내 눈에 충분히 괜찮은데요.”차성훈에게서 1년간의 계약 결혼 제안을 받아들인 지소는외모, 재력, 학벌 할 것 없이 모든 것이 완벽한 그에게 시간이 갈수록 점점 끌린다.<[본 도서는 15세 이용가로 개정된 도서입니다]>
애인의 충격적인 배신 후 우연히 알게 된 태현과 하룻밤 일탈을 강행한 서연은 그걸로 끝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것은 완벽한 착각이었음을 깨닫는다. “…여긴 어떻게….” 얼마 후 꼭꼭 숨어버린 그녀를 찾아온 태현의 입에서 나온 뜻밖의 말. “원나잇이라… 한 번 자고 끝내는 그런 거 말입니까?” “네. 아시다시피요.” “그럼 상대를 잘못 골랐어요.” “……?” “난 원나잇이라고 생각한 적 없습니다. 그런 거 딱 질색이라.” 좀처럼 놓아줄 것 같지 않은 남자가 질 좋은 가죽 구두를 서연의 다리 사이로 한 발짝 더 밀어 넣으며 가까이 다가왔다. 단단히 갇혀버린 공간에 퇴로는 없었다. 그에게서 풍겨오는 향긋하고 고혹적인 체향이 서연의 콧속으로 짙게 스며들었다. 밤새 취할 듯 마셔대던 녹음이 짙은 삼나무 향이 지독히도 격렬했던, 그날 밤의 감각을 단숨에 일깨웠다. 아찔한 기억이 뇌리에 선명해지자, 서연의 눈꺼풀이 재차 빠르게 떨려왔다. *** “남자가 필요한 거면 나는 어떻습니까?” “……?” 맥락을 알 수 없는 말에 서연은 그저 의아하게 그를 바라볼 뿐이었다. “나랑 만나봅시다.” “네?” 서연의 눈망울이 대뜸 커졌다. “최서연 씨가 무척 마음에 들거든요. 그래서 이래요. 내가.” 사랑 따위 다시는 없을 거라 장담하던 서연의 인생에 한태현이라는 거대한 해일이 들이닥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