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업계에서 역사와 전통을 이어온 그룹 ‘에이레네’의 막내딸, 수연.남 부러울 것 없이 자라온 그녀였지만, 어느 날 걸려 온 오빠의 연락을 받은 순간그녀의 삶은 완전히 달라졌다.“회사에 문제가 생겼어. 들어와서 얘기해.”수연은 회사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그룹 데이모스의 장남, 한강준 전무와 계약 결혼을 선택하기에 이른다.“나에 관한 소문, 모르지는 않을 거고. 그걸 다 알고도 나랑 결혼을 하겠다는 겁니까?”“네.”숨겨둔 애인이 있다느니, 사내 구실을 못한다느니. 이상한 소문이 가득했던 이 남자.그런데 내밀어 오는 조건도 터무니없었다.“재벌가 며느리지만, 내 것은 없고. 밖에선 세상 달달한 척하지만, 안에선 털끝 하나 건드리지 말라는 거, 그거면 돼요?”“그리고 귀책 사유를 위반하는 경우 외에 이 계약의 종료 권한이 나에게 있다는 거 명심하고.”“사인하죠.”의문조차 사치였던 수연은 그렇게 강준과 허울뿐인 부부가 되는 듯했다.그러나.“당신이 침대에서 자.”“그 말을 굳이 이런 식으로 하는 이유가 뭐예요.”“당신이 나한테 지는 얼굴, 그거 보고 싶어서.”그는 예상보다 더 미친놈이었다.뭔가 단단히 잘못됐음을 깨달아 가는 수연.강준이 왜 잠자리 금지를 조건으로 내세웠는지, 그 이유를 조금씩 알게 되는데….과연 그녀는 이 남자와 허울뿐인 부부 연기를 언제까지 이어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