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연
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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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혼의 끝

“네가 아무리 날 무시하고 냉랭하게 대해도.” 유원의 눈동자가 사무실 불빛을 받아 번뜩였다. “나와 결혼했던 사실이 지워지진 않아, 서정연.” 누구도 배신하지 않았지만 서로를 배신한 것이 되어 깨져버린 결혼. 그런 전남편이 3년 후 그녀가 있는 회사의 대표로 돌아왔다. “기대해. 안유원이 그때만큼 등신 같진 않을 테니까. 나이 헛먹은 게 아니거든. 이젠 갓 제대한 복학생도 아니고.” 22살의 어린 정연에게 유원은 첫사랑이자 첫 남자였다. 갑작스럽게 생긴 아이에 고민할 시간도 없이 정연은 결혼이라는 세계에 발을 들였다. 그래서 정연은 몰랐다. 유원이 누구인지. 매현그룹의 후계자인 안유원.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우아한 집안. 하지만 정연에게만 지독한 상실과 상처를 남긴 지옥. 그에겐 아무렇지 않은 듯한 그들의 결혼이 그녀에게만 심각한 건 억울한 일이었다. 그녀도 아무렇지 않다는 걸 안유원이 알아야 한다.  이미 끝나버린 결혼의 끝에서야 두 사람은 온전히 서로를 마주했다.

핫 앤 쿨

“난 남편이 필요해요. 그리고 내 아이의 아빠도 필요해요.”     강연은 열심히 노력했다. 이현과의 정략 결혼에도 응하지 않을 정도로 그를 밀어내며 스스로의 힘으로 서기 위해. 그러나 후계자로 지목되던 언니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열정을 쏟아붓던 호텔이 계모의 손에 넘어갈 위기가 닥친다. 그리고 외면할 수 없던 쌍둥이 언니의 아이. 결국 강연은 자신이 결혼을 거절했던 이현에게 계약 결혼을 제안한다.   “아이?”   이현의 입술 끝에 비릿한 웃음이 서렸다. 세상 연애조차 하지 않을 것 같더니 기껏 저를 거절하고선 아이가 있다니. 그러나, 그럼에도 김이현은 주강연을 포기할 수 없었다.   “넌 아직 날 몰라. 내가 얼마나 계산적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