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가 돌아왔다. 5년 전 자신의 프러포즈를 거절하고 다른 남자와 결혼을 했던 윤희. 이혼을 하고 다시 회사에 돌아온 윤희 때문에 승원의 마음은 혼란스럽기만 했다. 남편에게 받은 상처 때문에 5년 전보다 더 철옹성이 되어 나타난 그녀를 향해 그는 또 한 번 미련한 사랑을 시작하려 한다. 그의 두 번째 프러포즈는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예상은 했지만 노골적으로 반갑지 않은 표정을 짓고 있는 윤희가 원망스러웠다. 상사라고 해서 마음에 없는 미소 한 번 지어보인 적이 없던 그녀였다. 어쩌면 그래서 윤희를 더 좋아했는지도 모르겠다. “지난번에 상무님께 밖에서 뵙자고 한 게 실수였나 봐요.”“왜 그렇게 생각합니까?”“뭔가 오해하신 것 같은데.... 저 상무님께 꼬리친 거 아니에요.” 자조적인 말투 속에 감춰져 있는 뾰족한 가시가 느껴졌다. “그렇게 생각한 적 없습니다.” 이제야 승원은 알 것 같았다. 윤희는 저를 만나주기 위해 나온 것이 아니라 저를 쫓아버리기 위해 나온 것이었다. “저에게도 취향이란 게 있어요. 그런데 상무님은 제 취향이 아니세요.”“그렇습니까? 어쩌죠? 윤희 씨는 예나 지금이나 제 취향입니다.” 승원의 말에 금방 가슴이 울렁거리는 자신에게 화가 났다. 어쩌면 이 말을 기대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자 윤희는 스스로가 싫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