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별명은 저승사자였다. “여기가 저승인 것 같죠?” 부서이동을 한 첫날, 그는 말했다. “아뇨. 그쪽한테는 지옥일 겁니다. 특별히 내가 그렇게 만들어 줄게요.” 마케터였던 여름은 회사에서 SNS를 가장 잘 한다는 이유로 기업 후계자인 진우의 개인 SNS 관리를 맡게 되었다. 이런 쓸데없는 짓에 신경 쓸 시간 없다며 독설을 퍼부어대는 진우와 옥신각신하는 사이, 어느새 피드는 하나둘 완성되었다. 그리고 무섭도록 차갑던 저승사자는 아찔하게 뜨거운 남자로 변하고 있었는데... *** “그냥 어색해서 그래요.” “같이 밥 먹는 게 처음도 아닌데 뭐가 어색해?” “밥 먹는 거 말고요. 남자 집에 들어오는 거 처음이란 말이에요.” 그러자 갑자기 진우가 말이 없어졌다. “왜요? 제가 뭐 실수라도……?” 여름이 당황해서 묻자 진우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 나쁘지 않네.” “뭐가요?” “여기가 신여름한테 남자 집인 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