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채빈
류채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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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버렸다, 결혼

지옥 같은 세상에 조금의 미련도 남아있지 않다고 생각했다. 망설일 기력도, 주저할 여력도 내게는 남아있지 않다고. 그래서 시리도록 차가운 강물에 몸을 내던지기 전 시원의 눈앞에 이환이라는 남자가 나타나 버렸다. “왜 저한테 잘해 주시는데요? 저랑 결혼이라도 할 건가요?” “그럴까요.” “……?” “해요, 결혼.” 저토록 선한 눈을 하고, 상냥한 목소리로 나를 붙든다. 벼랑 끝에 내몰린 내 인생에 처음으로 따뜻한 손을 내민다. 아픔이 익숙하고 행복이 몸에 맞지 않는 옷처럼 낯설었던 내 앞에 나타난 나의 동아줄. 나의 방공호. 나의 남편.

연상연하

바람난 남친 덕에 연애와는 담을 쌓고 지내온 서른넷 정은수에게 부딪힌 두 남자! 천만 배우 대열에 든 국민배우…지만 그중에 주연작은 없는 감초 역할의 대부, 알고 보면 아줌마 같은 매력이? 미남 말고 훈남 ‘최연상.’ “뭐가 그렇게 다 괜찮아요. 괜찮다 괜찮다 소리만 하고 살면 사람 병나요. 가끔은 이렇게 모르는 사람한테 밥도 얻어먹고 그러는 거죠. 그게 또 인생의 묘미 아니겠습니까? 그럼 더 이상의 거절은 거절합니다. 하하하.” 어느 각도에서 봐도 조각미남의 표본, 하지만 여자에게는 싸늘 그 자체! 풋풋함과는 거리가 먼 냉혈 대학생 ‘박연하’. “당신이… 여기는 또 어떻게…. 도대체 여긴 어떻게 알고 왔는지 모르겠는데…. 하아. 나 지금 업무 중이니까 분란 만들지 말고 빨리 나가요. 경찰 부를 겁니다.” 어느 날 은수에게 다가온 연상남과 연하남, 그들의 향방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