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은 새끼는 아니라서 싫을 수도 있겠네.” 살갗을 긁는 손길이, 온몸을 떨리게 했다. 싫냐는 물음에 우경은 답할 수 없었다. 6년 전, 그를 매몰차게 버린 이유에 대해서도. “안 물으려고 했는데. 네가 뱉은 답이, 고작 그거면 안 되지.” “일단 이거 좀 놓고…….” “그거 하나 알자고 미친놈처럼 구는 꼴 보고 싶은 거 아니면.” 다정한 말투 위로 무자비한 성정을 드러내는 눈동자가 우경을 깔아뭉갰다. *** “그냥 잡아.” 한 번만 손을 내민다면, 도준은 주저 없이 이끌어줄 것이었다. “대답해야지, 우경아.” 기다란 손가락이 올라와 제 머리를 쓸어주었다. 단순한 그 행위에도, 온몸의 솜털이 곤두서는 느낌이었다. 이마에 입을 맞춰오는 그의 행동을 감히 거부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못 고르겠으면, 하면서 생각해봐.” 흔들리는 표정을 음미하기라도 하듯, 낮은 웃음이 떨어졌다. 그와 비슷한 순간에, 입술이 내려왔다. “내가 지금 좀 급하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