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반대의 남녀가 있다. 60초 단위 계획을 세워놓는 완벽주의 총지배인, 현우. 퇴근 후 마시는 맥주 한 캔에 인생의 행복을 느끼는 호텔 메이드, 성은. “세탁 적정 시간은 16분 30초라고 말씀드렸을 텐데요. 행주 삶아 먹을 일 있습니까? 점심 안 먹었어요?” 딸깍. 호텔 총지배인 현우는 안주머니에서 작은 초시계를 꺼내 시간을 확인한다. “아니, 변태야? 누가 행주를 30초 단위로 끊어서 빠냐고!” 재수 없는 상사의 얼굴을 떠올린 성은이 앞으로 머물 게스트하우스 방에 들어가 캐리어를 쑤셔 넣을 때였다. “정확히 4분 30초로 익힌 반숙입니다. 얼른 드시죠.” 까칠한 상사가 분홍색 앞치마를 두르고 내 방에 나타났다. 툭 내려놓은 까맣게 탄 계란 프라이. 그리고, 앞뒤 다른 프라이와 맥락을 같이 하는 저 상냥한 척하는 말투까지. 하필 앞으로 머물 게스트하우스가 저 까칠한 상사가 운영하는 곳이라니. ‘손님이 왕이다’라는 플래카드가 걸려있는 이 요상한(?) 게스트하우스에서 펼쳐지는, 갑을 관계 제대로 뒤바뀐 상사와의 동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