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내게서 영원히 못 벗어나. 그럴 생각이었으면 지금 포기해.” 이혼 후 2년 만이었다. 전남편 지혁의 꿈을 꾼 것이. 그리고 그 꿈은 곧 지혁을 연재의 앞으로 데려다 놓았다. “오랜만이네. 피차 모르는 사이도 아닌데 인사 정돈 할 수 있잖아.” “잘 지냈냐고 안부를 물으면 될까요?” “난 잘 못 지냈는데. 누구 때문에.” 뜨겁게 사랑했지만 헤어져야만 했다. 아니, 처음부터 자신의 것이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그의 옆자리는. 이제야 좀 제대로 살아보려는데, 왜 앞에 나타난 걸까. 이것은 우연일까. 아니면 운명일까. -본문 중에서- 지혁이 연재를 번쩍 안아 올리자, 그의 목을 감싼 연재의 팔에 힘이 잔뜩 들어갔다. 그는 뜨거운 눈빛으로 연재를 바라보며 거침없이 밀어붙였다. 짜릿한 감각 속으로 빠져들어 연재의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 격렬한 움직임 속에서도 흐트러짐 없는 완벽한 얼굴의 그는 연재는 더욱더 뜨겁게 타오르게 했다. 흐릿한 시야로 보이는 욕실 밖 정원 풍경이 어지럽게 흔들렸다. 숨도 쉬지 못할 만큼 아찔한 쾌감에 연재는 눈을 질끈 감았다. 머릿속이 텅 비어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었다. 그녀의 모든 것을 뒤흔드는 그가 주는 자극만이 남았다. “당신은 내게서 못 벗어나.” 오래전 꿈처럼, 늘 연재를 떠나지 않는 목소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