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액션, 스릴러 장르에서 손에 꼽는 작가가 로맨스를 쓴다면? “작가님 차기작은…….” “로맨스 쓸 겁니다.” “……작가님.” “로맨스!” 머릿속이 핏빛 낭자한 범죄물 전문 작가가 핑크핑크한 로맨스를 쓰기로 했다. 도우미는 기회만 노리는 짝사랑 5년 차 로맨스 작가. 제 발로 맹수의 입안으로 걸어 들어간 자의 최후는……? “……그거 알아? 내가 쓰던 장르에서는 밥 먹을 때 건드리면 주먹부터 나가. 더군다나 이렇게 칼 쓰는 음식이면…….” -범죄물 작가 민정윤 “형이 도와줄 건 19세 관람가라는거 제가 말했나요? 여기서 물고 빤다던가.” -로맨스 작가 서공혁
“한해일 씨.”“…….”“라면 끓여줬다고 정말 라면만 먹고 갈 생각입니까?”“그럼요?”“라면 끓여준 사람까지 다 먹어야지.”라면도 처음 끓여본 백강한 대표가 ‘라면 먹고 갈래?’의 의미를 안다는 것에 신기해할 틈도 없었다. 보란 듯이 저를 훑는 시선에서 노골적인 의미가 전해졌다.“매운 라면인지 순한 라면인지 끝까지 다 먹어보는 게 어때요?”“그걸, 꼭 먹어봐야 알까요?”그냥 보기만 해도 엄청 매운 라면처럼 보이는데 뭘 먹어보기까지 해야 할까. “매운맛도 종류가 다 다릅니다.”“허어?”“혀가 매운 건지 속이 매운 건지 확인해봐야 정확히 알지 않겠습니까?”아니. 꼭 확인하지 않더라도 어느 쪽이든 얼얼할 만큼 맵다는 건 분명해보였다.■본문 발췌“안 그래도 곧 모임이 하나 있는데, 한해일 씨가 골라주는 건 어떻습니까?”“뭘 입어도 잘 어울리실 테니 굳이 제가 고르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아요.”“한해일 씨가 골라주면 더 잘 어울리겠지.”“따로 이미지 메이킹 해주시는 분 계시잖아요. 그분에게 물어보는 건 어떨까요?”“난 해일 씨가 해줬으면 합니다.”‘네가’ 해주길 바란다는 듯 똑바로 바라보는 시선에 얼굴이 따끔거렸다. 굳이 제가 골라주지 않더라도 옷장에서 아무거나 꺼내 입기만 해도 옷걸이가 좋아서 충분할 텐데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시선을 피하며 데구루루 눈을 굴리는 해일을 보던 백강한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눈길을 피하지 못하게 해일의 턱을 잡아 살짝 들어 올리고 고개를 숙여 얼굴을 가까이 다가갔다.“슈트”“…….”“골라줄 겁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