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축구 클럽의 쿼터백.미국이 주목하는 미식 축구계의 샛별.명실상부 학교의 최대 유명 인사.전부 헨리 로웰을 수식하는 단어였다.미국인이라면 누구나 열광하고, 교내의 모든 여자의 사랑을 한 몸에 받던 헨리 로웰은 사실, 게이이다.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으며, 본인조차 꽁꽁 숨기고 살 생각이었던 성적 지향을 들키고야 말았다.하필, 그가 미치도록 혐오하는 데클런 러셀에게.오랜 연인과의 이른 결혼을 택한 클럽 시니어의 청첩장을 든 채로.헨리가 무사히 제 성향을 숨긴 채, 학교를 졸업할 수 있을까?***철컥!전조도 없이 그가 있던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헨리는 눈물진 얼굴을 닦을 생각조차 하지 못한 채 놀란 눈으로 고개를 돌렸다.그러고는 마주쳤다.“…헨리 로웰?”이런 모습으로는 가장 만나고 싶지 않은 남자를.남자는 전례 없는 크기로 눈을 크게 뜬 놀란 얼굴을 한 채 쳐다보고 있었다. 남자의 시선은 눈물로 얼룩진 헨리의 얼굴, 캐비닛에 붙은 주인의 이름표, 마지막으로 그의 손에 쥐어진 청첩장으로 향했다.이미 들켰음을 직감하면서도, 헨리는 청첩장을 든 손은 등 뒤로 숨기고 비어 있는 손으로는 급히 눈가를 문질렀다.남자가 부디 알아보지 못했길, 아무것도 모르길 바라며.“……휴대전화를 두고 가서, 왔는데.”“구경났냐? 빨리 가지고 꺼져.”안타깝게도 신은 그의 편이 아니었던 모양이다.그와 상반되게도, 데클런 러셀은 감이 존나 좋았고.“너 게이야?”남자는 헨리가 최선을 다해 숨겨 온 성적지향을 한 번에 눈치채 버렸으니 말이다.표지 일러스트: 조물렁타이틀 디자인: 도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