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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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는 있었네. 무정한 서은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Number 10. YOON 우리는 늘 함께였다. 기억하고, 또 기억하지 못하는 순간까지 서로의 곁에는 서로가 있었다. 띠링. 강윤의 시작은 늘 짧은 알림음이다. [오늘 날씨 맑음. 경기 잘해. -은수-] 한쪽으로 치우쳐 일방적으로 이뤄지는 대화. 보내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딱히 이상함을 느끼지 못하는 모양으로 이어지는, 가까이에서 보면 그게 강윤과 서은수의 관계였다. ‘서은수가 보는 경기는 꼭 지더라.’ 서은수는 강윤의 경기를 보지 않았다.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로. 그날, 단 하루만 빼고. 충실하게 지켜 온 규칙은 공모전에 당선된 그날, 간절히 바란 네 승리 앞에 무너졌다. 그리고, 이제 거리를 바짝 좁힌 네가 다가오기 시작한다.

이름에게

발등에 걸린 공인구의 궤적이 골대의 그물망을 정확히 흔들고 나면, “장!” “…장!” 경기장은 우레와도 같은 익숙한 함성에 뒤덮인다. V. JANG 등 뒤에 이름을 메달은 빅투리아노는 언제나 그 속에 있었다. 빅투리아노 장. 소년은 그렇게 불렸다. * 오늘도 거기, 그와 비슷한 낯을 하고 있는 여자애가 앉아 있었다. 누군가의 슬픔에 위로받는 스스로가 최악이래도 빅투리아노는 그 얼굴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고작 이름 하나 건네지 못하고 그림으로 남은 순간이었다. “그럼, 약속하나 해주게. 언젠가 제 주인을 찾을 때까지 부디, 잘 대해 주겠다고” 그림을 얻으면서 들었던 저 말대로 빅투리아노는 그 순간을 꽤 오랫동안 붙잡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