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가 세상의 전부였다. 칠흑 같던 세상에서 유일하게 빛이 되어주었던 남자. 그의 부탁이라면 없는 부모마저 대행으로 만들어낼 만큼. 그러나 삶의 전부였던 사랑은 상견례 자리와 함께 잔인하게 산산이 조각났다. “유지헌 씨가 김다정 씨와 헤어지고 싶답니다. 그 말을 전해드리러 왔습니다.” “그게 무슨…….” 비실비실 웃음이 터져 나왔다. 저도 제가 미친 것 같았다. 수인은 등받이에 느긋하게 등을 대고 앉아 그런 다정을 그저 보기만 했다. 가벼운 한숨이 수입의 입에서 뿜어져 나왔다. “하하, 지금 그러니까 이번엔 당신네 업체에……. 그 사람이 나랑 헤어지겠다고……,” “네, 유지헌 씨가 이별 대행 서비스를 요청하셨습니다.” 그는 제 말이 끝나는 것조차 용납하지 않았다. 숨이 막혀 웃음도 나오지 않는다.
“⌜비 오는 날은 출근하지 않겠습니다.⌟” 여자는 뻔뻔했고 무미건조할 정도로 단조로웠다. 최악의 첫인상. 시작은 그랬다. 분명 현신에게 잘 보여야 하고 매달려야 할 사람은 그 이상한 여자였다. 그러나. “최고요 씨. 내가 조신은 잘 모르겠고, 요리는 좀 괜찮게 하는데. 나랑 연애할래요?” “싫습니다.” 문제는 이현신이 그 이상한 여자에게 홀려버린 것 같다는 것. “번호가 뭡니까?” “저희가 연락해야할 일이 또 있을까요?” 하지만 홀리면 뭘하나, 홀려놓고 잡아갈 생각을 않는 걸. 철벽을 치다못해 장벽을 만드는 최고요는 이현신에게 발을 들일 틈도 주지 않는다. 그럴수록 현신은 고요만 떠올랐다. 정말 흑마술을 쓰는 마녀라도 되는 걸까. 최고요가 계속 현신의 머릿속을 적셨다. 쏟아지는 빗방울처럼. ** 본 도서는 19세 작품의 15세 개정판입니다.
그저 자신의 삶을 버티기에 급급했던 한 여자와삶의 위기마다 변함없이 곁에 있었던 한 남자가 있다.“여름아, 너 자꾸 불쑥 오지 마. 자꾸 그렇게 기적처럼 나타나서 구원해주지 마.”“남아도는 건 마음뿐이니 별수 있나. 난 올인인데.”남자의 목소리는 간절했고, 쿵쿵쿵. 태어나 심장이 이렇게 빠르게 뛴 적이 있나 싶게 두근거렸다.“그러다가 내가 너 안 놔주면 정말 어떡하려고 그래?”“제발 좀 그래 주라.”뜨거운 계절과 어울리는 여름과 자신이 중심이었던 세상에서 마침내 여름이라는 계절로 넘어가려는 영의 이야기.** 본 도서는 19세 작품의 15세 개정판입니다.
“요즘 내 가장 큰 관심사가 이숨이라는 말을 하고 있는 겁니다.”영 앤 리치에 압도적인 비주얼까지 갖춘 S사 대표 강건희.완벽해 보였던 그에게도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이숨 씨와 계약 결혼을 하고 싶습니다.”“왜 이런 제안을 하세요?”“사랑하는 상대에게 감당하라고 하기에는 가족들이 진상입니다.”무명 화가 이숨은 그림을 그리기 위해 결혼을 선택하는데,상상치도 못한 건희의 다정함이 그녀를 설레게 한다.“이건 바람직한 남편상에 가까워지기 위한 노력입니다만.”“바, 바람직한 남편상이라니. 그건 또 무슨…….”“회사의 모든 여직원들을 이렇게 대했다면, 천하의 나쁜 놈이 됐겠죠.”어느 날 밤, 충동적으로 그에게 입 맞춰 버린 숨과그 키스로 인해 마음의 버튼이 눌려 직진하는 건희.그러나 약속했던 3년의 마지막이 어느새 코앞으로 다가오고 마는데.“건희 씨. 그만 이혼해요, 우리.”“이게 내가 붙잡는 마지막 순간이라고 해도 말입니까?”“강건희 씨.”“당신에게 사랑받았던 순간이 그립습니다. 지나간 시간을 돌리고 싶을 정도로.”계약의 끝에서 이혼을 요구하게 된 여자와이별의 문턱에서 처음으로 매달리게 된 남자의 결말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