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연 후 막나가듯 대충 살고 있던 나,관심 없는 놈과 가짜 연애질 중에 그의 얼굴이 머릿속을 스쳐간 이유는 무엇?시종 묘한 느낌을 풍기는 그와 둘이 있으면 이상하다.눈만 마주쳐도……?“이 주임은 남자 친구 있어요?”엘리베이터에서 슬그머니 묻는 그.“실장님, 이 주임한테 관심 있는 것 같으시다?”나만 알게 티 내는 것도 아닌 그!저녁도 사 주고, 집에도 데려다준다고 하고, 눈을 많이 마주치면서 말하고……. 다 알게끔 티내는데 그래도 최대한 모르는 척하면 될까? 그럼 이러다 말게 되려나. 그래도 안 불편하게 회사는 잘 다닐 수 있겠지…….오늘도 마음에 빗장을 거는 나 이채민, 연애 겁쟁이의 연애 세포를 살리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본 도서는 15세이용가에 맞게 수정&재편집된 도서입니다]>
은둔 성향이 있고 자존감이 결여된 탓에 남자친구가 생길 미래를 상상으로도 그려보기 어려운 가연. 어느 날 채희가 남자친구 재준과 그의 친구 선규를 집으로 부르자 낯가림이 심한 가연은 방에 숨어 자는 척하는데……. 첫사랑인 오빠, 짝사랑하는 그 오빠. 너무 덥고 부끄러워서 숨길 수 없는 마음의 온도. 상자갑에 눈만 닿아도 마음이 아려서 먹지 못한 초콜릿. 생각하지 않으려 하면 더 생각나고, 또 생각나고, 자꾸 생각나는 얼굴. 비 오는 날 교사 현관에서 그와 마주치자 가연은 홀연히 어딘가에 뚝 떨어져, 오도 가도 못 하게 된 것 같았다. “같이 쓰고 가. 너 버스에서 내려서도 꽤 걷잖아.” “네?” “씌워 줄게.” 서로 말 한 번 주고받아 본 게 다지만 벌써 자신과 가까운 사람의 범주에 포함시키기로 한 것처럼 스스럼이 없었다. 가연이 그냥 서 있는 동안 현관 지붕 밑으로 걸어간 그는 우산을 펴 든 채로 기다렸다. 가연은 떨려서 어질해질 것 같은 정신을 붙들고 우산 아래로 들어갔다. 둘은 함께 현관 계단을 내려갔다. 가연은 좋아하는 사람과 우산을 써서 마음이 떨리는 걸 진정할 새도 없이 그와 함께 걷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