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굴지의 대기업 재성家의 며느리.
그러나 세상 사람들은 그녀를 미망인(未亡人)이라 불렀다.
따라 죽지 못한 자. 미망인, 윤태주.
그때 그녀의 나이, 고작 스물여섯이었다.
모든 여자들의 부러움을 받으며 결혼했지만 대한민국에서 가장 불행한 여자가 된 그녀는 재벌가의 젊은 미망인으로 날개를 꺾인 채 그렇게 세상 위에 홀로 버려졌다.
세상이라는 감옥 속에 갇힌 그녀의 일탈.
도망치듯 날아온 이국 땅에서 만난 낯선 남자와의 하룻밤이 그녀를 뒤흔든다.
“남편은 죽었어요. 이미 4년 전 일이에요.”
태주의 표정과 목소리는 의외로 담담했다.
“그러니 유부녀가 아니라 미망인이 나에 대한 더 정확한 표현일 거예요.”
그녀는 천천히 자신의 결혼 반지가 끼워진 손가락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그런데도 나는 이 반지를 아직도 끼고 있어요. 꽤 흥미롭지 않나요?”
남자의 시선이 잠시 흔들렸다.
그 새를 놓치지 않고 태주는 가녀린 목소리로 그에게 마지막 유혹을 선사했다.
“당신과 자고 싶어요, 홍콩에서처럼. 우린 서로 원하는 걸 나누는 거예요. 날 원한다고 말해줘요.”
계속되는 그녀의 농염한 매혹에 건하는 속으로 깊은 신음을 내뱉었다.
“오늘밤 날, 이대로 돌려보내지 말아요.”
그녀 앞에서 늘 무너지고 마는, 결코 그녀를 이길 수 없는 나약한 남자, 이건하.
결국 남자는 자신의 룸 키를 그녀에게 건네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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