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해. 윤솔이가 내 딸이라고.”혈육은 속일 수 없는 걸까. 본능적으로 알아차린 걸까.지효는 욕지거리를 뱉을 뻔했다. 그가 딸의 존재를 영원히 모르기를 원했건만.사랑이란 감정을 그에게 전부 쏟아냈었다. 이제, 그를 향해서 뛰던 심장은 까만 잿가루가 되었다. 그의 존재는 먼지 한 톨에 불과하단 의미다.그런데 왜 심장이 반 토막 난 듯 아플까.“이지효.”저를 바라보는 회색빛의 눈동자가 미약하게 떨리고 있었다. “우리 딸이라고 말해.”간절함. 절박함. 그의 목소리가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말해. 제발.”끝내 그의 인내심이 끊어졌다.괴성을 지르더니 주먹으로 식탁을 내려찍었다. 접시가 위태롭게 흔들리며 바닥으로 떨어졌다. 사방으로 튄 유리 파편이 굉장히 위험하게 반짝였다.이 남자는 미쳤다.이 남자는 정신이 나가버렸다.그러나 지효는 눈 하나 깜빡하지 않은 채로 남자를 쳐다본다. 아주 매정하게.“당신 딸 아니야.”자그마치 6년이란 시간이 지났다. 이 고통을 끝낼 수만 있다면.“여전하네. 거짓말 못 하는 거.”위태롭게 흔들리던 남자가 가까스로 지효의 앞으로 다가왔다. 절박한 마음을 담아 그녀의 어깨 위로 손을 올리려던 그 순간.“꺼져! 내가 윤솔이 아빠다.”어디선가 주먹이 날아와 남자의 안면을 거칠게 찍어 내렸다. 둔탁한 파열음이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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