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떠난 보낸 날, 첫사랑이 돌아왔다.“조심해.”허공을 향해 허우적대던 창백한 손이 홀연 제 시야에 들어온 옷깃을 움켜잡자 재혁이 말했다.낮고 평온한 숨소리에 재신의 온몸이 곤두섰다. 급하게 손을 거두며 허둥대는 재신의 가는 팔을 재혁이 붙잡았다.“……!”화들짝 놀란 얼굴로 뒷걸음치려는 찰나 남자는 살이 파고들 정도로 손아귀에 힘을 꽉 줬다.“내가 온 게 반갑지 않은가 봐?”뿌리치려는 팔을 꽉 잡은 채 재혁이 다가섰다. 바짝 마주 선 두 사람 사이에 묘한 기운이 흘렀다.PW 그룹 전략기획본부 본부장이자 투자 계열사인 JH 파트너스 대표 강재혁.가족이 되고 싶었던 남자.과거, 열여섯 서재신은 엄마와 함께 떠돌다 재혁의 집에 안착하게 되었다.가족이 생긴다는 기쁨도 잠시.“오빠는 무슨 오빠.”길길이 날뛰며 반대하는 재혁에게 재신은 상처를 받았다.그리고 지금.재혁은 두 사람을 가로막고 있던 선을 거침없이 싹둑 잘라버린다.“실수였어요. 제정신이었다면 벌어지지 않았을 일이었다고요.”“누가 실수래?”잘생긴 얼굴이 일그러졌다.서재신, 너 때문에 미치겠다.“다시는 내 눈 피하지 마. 다른 놈 보고 웃지도 말고.”질투심을 한껏 드러낸 눈이 이글이글 타올랐다. 바람에 흔들리는 코스모스처럼 떨리는 동공을 보며 재혁이 씩 웃었다. “십 년을 넘게 참았으면 충분하잖아. 안 그래?”도자기같이 매끄러운 뺨을 손등으로 쓰다듬으며 그가 중얼거렸다.“어떻게 보상할래?”[본 작품은 15세 이용가로 재편집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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