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돈 필요해요.”손이 바들바들 떨렸다.“양육비 주셨으면 좋겠어요. 아니, 법적으로 주셔야 하잖아요.”5년 전 날 가졌던 남자, 동시에 무참하게 짓밟아버렸던 그 남자를.내 발로 직접 찾아가게 될 줄은 누가 알았을까.내 앞의 그 남자는, 알 수 없는 눈으로 날 바라볼 뿐이었다.“평생 숨어서 살게요. 저랑 희아 존재, 선배한테…. 그리고 차강그룹에 절대 폐 끼치지 않도록. 철저하게 숨어서 살게요.”5년 간 그랬 듯이. 도심의 쥐처럼 숨어서 살 작정이었다.그는 나와는 너무나 다른 세상의 사람이었으니까.그리고 그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 사실도, 알고 있었으니까.“숨어서 살 거라니. 내 아이까지 있는 여자가.”그러나 남자의 대답은 예상 밖이었다.그는 나른한 눈을 싱긋 접으며, 여유롭게 다가오고 있었다.“그건 싫은데.”남자의 눈이 섬칫하게 빛났다. 기다랗고 큰 손이 턱끝에 닿았다.“선배, 미쳤어요?”“미친 건 너야, 우경서.”이상하게도 그 눈빛은 묘하게 흥분된 것 같았다.“5년만에 내 아이가 있다고 나타나선.”“…….”“나한테 돈만 요구하는, 니가 미친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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