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얼굴도 이름도 모른채 버스정류장에서 마주쳐 첫눈에 반한 그녀와 그.
아무것도 모른 채로 3년간 서로를 바라보기만 했다.
드디어 끝난 강의. 수업이 끝나자마자 종하는 챙겨온 검정 우산을 들고 쏜살같이 강의실을 빠져나갔다. 현지가 눈에 담은 건 그였지만 우산을 핑계 삼아 말을 걸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난 걸까? 그녀는 알 수 없는 그녀만의 직감을 믿었다.
‘지금이 타이밍이라고. 그리고 그가 우산을 같이 쓰지 않을 리가 없다고.’
“저기… 혹시 방이동 살지 않아요?”
“네? 네.”
종하가 당연하다는 듯 대답했다.
“3216 버스 같이 타던… 맞죠?”
현지는 확신을 가지고 물었다. 그녀는 드디어 3년간의 기다림이 이루어지는 순간이라 믿었다.
“저 아세요? 처음 뵙는 것 같은데…”
그러나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그녀의 예상과는 전혀 다른 말이었다.
“아, 죄송합니다. 제가 착각했나 봐요.”
현지의 얼굴은 붉게 달아올라 뜨거워졌다. 그녀는 그의 옆을 재빨리 지나 비를 맞으며 집으로 향했다.
10년후 뜬금없이 배달된 기억... 여전히 서로를 향하는 그들. 과연 그들의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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