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완벽한 사람이었다.
태산그룹의 후계자이자 특출난 능력,
누구든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외모도 모자라
누구보다 아내를 생각하고 아끼는 완벽한 남편,
이라고 했다.
비록, 사고로 기억을 잃고 입원해 있는 아내를
단 한 번도 찾아오진 않았지만.
“착한 척 굴지 마.
기억을 잃은 거지, 사람이 바뀐 건 아니잖아.”
조롱이 담긴 말투, 탁하게 흩어지는 비웃음.
남편의 무감한 시선이 당황스러우면서도
되레 열이 옮겨붙는 것 같았다.
하지만 지원은 분명 도망치고 있었다.
날카로운 클랙슨 소리와 불빛이 부딪치던 그날,
차가운 빗물을 뚫고 온 힘을 다해.
“언제… 였어요? 우리, 아이.”
“지원아.”
견고하지 않은 평화 속,
어설피 덧칠된 기억 사이로 예감이 파리하게 빛났다.
“우리 지원이, 대답도 잘하고…
참 뻔뻔하다. 그렇지?”
틀림없이 무언가가 잘못되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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