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는 사이

자는 사이

“좀 쓸 만했음 좋겠네요. 순진한 사람보단 선수 쪽이 제 취향이라서요.”처음 만난 선 자리에서 하기엔 다분히 무례하고, 다분히 야릇한 제안.유연의 선 상대 태하는 헛웃음을 흘린다.“깔끔하게 2년만 살고 이혼하죠.”“날 대체 뭘로 보고 이런 제안을 합니까. 계약 결혼이라니.”나야말로 이러고 싶지 않아.유연은 가만히 주먹을 말아쥐었다.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알콩달콩 사랑하며 살고 싶었는데.하지만 그래선 안 되는 상황이었다.지금 유연은, 남자의 정기를 빨아먹어야 하는 운명이었다.“만약, 내가 싫다면 다른 자식과 선 자리에서 또 이 짓을 할 겁니까?”유연은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승낙하는 사람이 나올 때까지 제안할 거예요.”태하의 얼굴이 복잡하게 굳어졌다.“싫으시다면 전 이만, 다음 선 자리에 가봐야 해서.”“지금 그 선 자리 안 가겠다고 하면.”태하의 입술이 느슨하게 벌어졌다.“내가 침대 위에서 순진한지, 안 순진한지 알려주죠.”그러나 순조롭게 진행될 줄 알았던 계약관계가 어긋나기 시작하면서,유연과 태하는 자는 사이가 되고 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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