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례하게, 깊이

무례하게, 깊이

“네가 이제부터 내 거야?”조소가 담긴 것 같은 제윤의 말투가 조금 거칠었다.그녀와는 다른 기분이라는 걸 단박에 깨달을 수 있었다.태경은 마른 침을 삼켰다. 웃어야 하는데, 입술이 예쁘게 벌어지지 않았다.겨우 차분한 목소리만 흘릴 수 있었다.“보통은 아내라고 하죠.”“말대답은 할 줄 아나보네. 근데 왜 이렇게 비리비리해?”마주한 제윤의 눈동자가 차가웠다.입술 끝에 묻어난 비웃음에도 비릿하고 씁쓸한 감정이 무자비하게 드러났다.태경의 손끝이 희미하게 떨렸다. 그는 화가 나 있었다.“왜, 알던 오빠가 아니야? 하긴 말이 후배지, 본적도 없어서. 넌 날 아니? 본적이 있어?”기억을…… 못하는구나.복잡하게 밀려드는 감정을 참느라 근육이 일순 강하게 움직여서 쇄골 부근이 시큰거렸다.“아니요, 괜찮아요.”“뭐가 괜찮다는 건지.”킥, 제윤이 웃었다. 그리곤 태경을 무심히 지나쳐 왼쪽 침대로 향했다.태경은 천천히 몸을 돌려 옷도 갈아입지 않고 벌러덩 누워버린 제윤을 쳐다보았다.시선을 느꼈을 텐데도 제윤이 눈을 감아버리곤 첫날밤 같은 건 없을 거라는 걸,정상적인 부부로 지내기는 글렀다는 걸,앞으로도 그와 그녀의 침대는 이렇게 각기 사용하게 될 거라는 걸, 친절한 목소리로 알려주었다.“가만히, 아무것도 하지 말고, 조용히 그렇게. 내 말 무슨 뜻인지 알지?”“결혼 후회하세요?”“얻은 게 많은데 후회하면 쓰나. 그거면 된 거지. 넌 뭘 얻었지?”여전히 눈을 감은 채로 제윤이 입술을 비틀며 웃었다.제윤 역시 결혼을 원하고 있다던 서장도 회장의 말은 거짓이었다.태경은 제윤이 후회한다는 걸, 그가 원하지 않았던 결혼이었다는 걸 절감할 수 있었다.온실 속의 화초처럼 자라왔어도 그 정도의 뜻도 알아듣지 못할 정도의 바보는 아니었다.태경은 조용히 읊조리듯 말했다.“원하던 거요.”어차피 해야 한다면 서제윤이었으면 했으니까.“어찌됐든 얻어서 다행이네. 피차 손해는 아니었겠어.”<[본 도서는 15세 이용가로 개정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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