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인의 충격적인 배신 후 우연히 알게 된 태현과 하룻밤 일탈을 강행한 서연은 그걸로 끝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것은 완벽한 착각이었음을 깨닫는다.
“…여긴 어떻게….”
얼마 후 꼭꼭 숨어버린 그녀를 찾아온 태현의 입에서 나온 뜻밖의 말.
“원나잇이라… 한 번 자고 끝내는 그런 거 말입니까?”
“네. 아시다시피요.”
“그럼 상대를 잘못 골랐어요.”
“……?”
“난 원나잇이라고 생각한 적 없습니다. 그런 거 딱 질색이라.”
좀처럼 놓아줄 것 같지 않은 남자가 질 좋은 가죽 구두를 서연의 다리 사이로 한 발짝 더 밀어 넣으며 가까이 다가왔다. 단단히 갇혀버린 공간에 퇴로는 없었다.
그에게서 풍겨오는 향긋하고 고혹적인 체향이 서연의 콧속으로 짙게 스며들었다. 밤새 취할 듯 마셔대던 녹음이 짙은 삼나무 향이 지독히도 격렬했던, 그날 밤의 감각을 단숨에 일깨웠다.
아찔한 기억이 뇌리에 선명해지자, 서연의 눈꺼풀이 재차 빠르게 떨려왔다.
***
“남자가 필요한 거면 나는 어떻습니까?”
“……?”
맥락을 알 수 없는 말에 서연은 그저 의아하게 그를 바라볼 뿐이었다.
“나랑 만나봅시다.”
“네?”
서연의 눈망울이 대뜸 커졌다.
“최서연 씨가 무척 마음에 들거든요. 그래서 이래요. 내가.”
사랑 따위 다시는 없을 거라 장담하던 서연의 인생에 한태현이라는 거대한 해일이 들이닥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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