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부터 가지는 것도 괜찮고.”
“……뭐라고요?”
이건 회유일까, 협박일까.
“네가 나랑 결혼할 방법. 임신 말고 더 있어?”
“…….”
서오언의 표정을 보아하니 선심 같기도 했다.
“네 부탁이라면 뭐든 들어줄게. 그러니까 매달려 봐, 결혼해 달라고.”
***
결혼식을 열흘 앞두고 권지혜가 사라졌다.
다분히 계획적이고 의도적으로.
술래잡기라면 질색이지만, 상대가 권지혜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세상 끝까지 쫓아가서라도 잡아 움켜쥘 용의가 있었다.
“……권지혜.”
늘 그림자처럼 가까이 있으면서도 막상 손을 뻗어 잡으려 하면 연기처럼 사라지는 허상 같은 존재.
족쇄를 채워서라도 가지고 싶은 가련한 나비.
가지지 못할 바에야 차라리 망가뜨리고 싶은데, 그러기에는 너무도 연약해 마음이 약해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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