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주희 씨?”
깊고 묵직한 음성이 그녀의 머리 위로 가볍게 내려앉았다.
귀에 익은 목소리. 그리고 낯선 호칭.
“…안녕하세요. 문태강 씨. 처음 뵙겠습니다.”
그였다. 10년 동안 그토록 그리워했던, 그녀의 빛이었다.
“피차 원해서 나온 자리는 아닌 듯하니 간단하게 끝내죠.”
“결혼에 관심이 없으신 건가요, 제가 마음에 안 드시는 건가요?”
이 남자는 알까.
과거 자신이 무심하게 던진 다정 한 자락이
이날 이때까지 누군가의 삶을 영위하게 하는 힘이 되었음을.
그러니 괜찮았다, 그가 저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쯤이야.
“저 문태강 씨 좋아해요. 저도 할 줄 알아요. 애 아니에요.”
“내가 분명 얘기했을 텐데. 내 여기, 너 같은 맹꽁이한테 반응 안 한다고.”
단 하나, 그에게 이제 정말 영영 사랑받을 수 없게 되어 버렸다는 점만 제외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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