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병 [외전2][BL][단행본]

열병

※ 작중 배경과 설정은 민속 신앙을 각색한 가상의 국가이며, 실제와 관련이 없습니다.
명하는 무덤지기였다.
서자였지만 아비에게 인정받지 못하여 성도 없는, 그냥 명하.
어느 날 명하는 한 가지 제안을 받는다.
심부름을 하나 해준다면 가족으로 대해주겠다는 것.
그러나 그냥 심부름일 줄 알았던 일은 이상하게 흘러간다.
“너는 이제부터 호원 대군의 집에 들어갈 것이다. 대군 부인이 되어서.”
명하가 끌려간 곳은 곧 죽을 거라는 소문이 도는 대군의 집.
무슨 일이 있어도 대군의 옆에 붙어만 있으라고 하는데…….
“나는 대군이자 그대 낭군이랍시고 대면하고 있는 사훤입니다. 부인 이름은 어떻게 됩니까.”
“저, 저는 그냥 무덤지기입니다.”
심히 유약한, 사내 구실도 못 한다는 허울뿐인 대군.
그러나 그는 소문과 달랐다. 무척 강건해 보였고, 명하가 살면서 본 어떤 이들보다도 아름다웠다.
그리고 너무나 다정한 사람이었다.
“일단 이곳에서 지내세요. 다만 하나, 명령을 따를 것이 있습니다. 밤이 되면 함부로 밖을 돌아다니지 마세요.”
사훤이 웃었다. 그렇게 말하는 그의 눈은 어둡고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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