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해수는 꽃 같았다. 밟으면 그대로 짓이겨져 빛을 잃는 그런.그래서 시시했고, 그래서 무시했다.그런데 그 작고 보잘것없는 존재가,“사표, 수리해 주세요.”제 눈길 한 자락이라도 받고 싶었던 건지 제 주제도 모르고 까불었다.“윤해수가 이렇게 재밌는 인간인 줄 내가 미처 몰랐어. 아니면 일부러 숨겼거나.”“숨긴 게 아니라 노력한 겁니다. 사장님 취향에 맞게. 비서니까요.”“지금은 비서가 아니니까 맘껏 까불어도 된다?”뜨거운 듯, 따끔거리는 듯, 저린 듯. 온몸의 감각이 술렁였다.이 낯선 감정은 유일하게 윤해수를 볼 때만 종종 모습을 드러냈다.“나도 그게 궁금해. 윤해수보다 유능한 비서는 얼마든지 있고, 윤해수보다 쓸모 있는 여자는 차고 넘치는데,”“…….”“왜 나무토막처럼 뻣뻣한 윤해수만이 재미있는지.”윤해수는 시선을 피하지 않는다.기분이 상해도, 기분이 좋아도. 무서워도, 무섭지 않아도.언제나, 그게 좀 흥미로웠다.“사장님. 혹시 저를 좋아하십니까?”해수가 마른침을 삼키며 그의 입술 움직임을 주시했다.무감한 듯 내던진 그 말이 앞으로 어떤 태풍을 불러일으킬지도 모르고.“박고 싶어, 윤해수한테. 지금 당장.”*본 작품은 15세이용가로 개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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