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위대한 영웅으로 불렸던 기사가 있었다. 그는 수많은 전쟁에서 승리하며 나라를 지켜냈지만, 운명의 장난처럼 죽음 앞에서 항상 같은 순간으로 돌아가곤 했다. 전장은 불변의 무대였고, 그는 끝없이 반복되는 시간 속에 갇혀 있었다. 세상은 앞으로 나아가지만, 오직 그만이 과거로 회귀하며 끝없는 싸움을 이어가야 했다.

회귀의 고통은 단순히 육체적인 것이 아니었다. 기사에게 가장 무거운 짐은 마음속에 쌓이는 상처였다. 수많은 전우들의 죽음을 반복해서 목격하고, 사랑하는 사람과의 마지막 순간조차 되풀이되는 그 고통은 영원한 형벌 같았다. 하지만 그는 좌절하지 않았다. 매번 회귀할 때마다 조금씩 다른 선택을 하며, 더 나은 길을 찾기 위해 몸부림쳤다.

그의 반복된 삶은 점차 하나의 사명으로 바뀌었다. 기사에게 주어진 영원한 회귀는 단순한 저주가 아니라, 세상을 구원하기 위한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는 깨달음이 찾아온 것이다. 그는 실패에서 배웠고, 절망 속에서 희망을 찾아냈으며, 끝없는 죽음 속에서 생명의 가치를 더욱 깊게 이해했다.

결국 그는 알고 있었다. 영원히 회귀하는 길이 언제 끝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는 것을. 하지만 기사에게 중요한 것은 끝이 아니라 과정이었다. 그는 반복되는 운명을 거부하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무기로 삼아 또 한 번의 싸움에 나아갔다. 영원히 회귀하는 기사의 여정은 끝나지 않았지만, 그 발걸음은 이미 전설로 남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