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말할 수 없는 존재들이 교차하는 곳 – 한강의 『그리스어 수업』

0 0 0 mickymicky

한강의 『그리스어 수업』은 2011년에 처음 출간되었으며, 2023년 영어 번역본이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최종 후보에 오르며 국내외 독자들의 주목을 다시 한번 받았다. 이 작품은 한 여성이 언어를 잃고 침묵 속에 빠지는 과정을 그리고, 그 여성을 바라보는 그리스어 강사의 시선을 따라가며 ‘말할 수 없음’과 ‘이해하려는 시도’에 대해 깊이 성찰한다. 말과 침묵, 상처와 연대에 대한 고요하지만 강렬한 이야기다.

소설은 목소리를 잃은 한 여성과 시력을 점차 잃어가는 남성, 두 인물의 내면과 관계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그녀는 말할 수 없는 고통 때문에 언어를 버리고 침묵을 선택하며, 그는 점점 사라지는 시각 속에서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고자 한다. 두 사람은 서로의 부족함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결핍을 공유하며 조심스럽게 연결되어간다. 이 연결은 사랑이라기보다는 ‘존재에 대한 인정’에 가깝다.

https://courses.peoples-praxis.org/mod/forum/discuss.php?d=132162
https://courses.peoples-praxis.org/mod/forum/discuss.php?d=132163
https://courses.peoples-praxis.org/mod/forum/discuss.php?d=132164
https://courses.peoples-praxis.org/mod/forum/discuss.php?d=132166
https://courses.peoples-praxis.org/mod/forum/discuss.php?d=132168
https://courses.peoples-praxis.org/mod/forum/discuss.php?d=132169
https://courses.peoples-praxis.org/mod/forum/discuss.php?d=132170
https://courses.peoples-praxis.org/mod/forum/discuss.php?d=132172
https://courses.peoples-praxis.org/mod/forum/discuss.php?d=132173
https://courses.peoples-praxis.org/mod/forum/discuss.php?d=132175
https://courses.peoples-praxis.org/mod/forum/discuss.php?d=132198
https://courses.peoples-praxis.org/mod/forum/discuss.php?d=132201
https://courses.peoples-praxis.org/mod/forum/discuss.php?d=132204
https://courses.peoples-praxis.org/mod/forum/discuss.php?d=132206
https://courses.peoples-praxis.org/mod/forum/discuss.php?d=132208

『그리스어 수업』은 인간의 감정과 상처가 언어로는 완전히 표현될 수 없는 한계를 전제로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통하려는 노력—즉, 그리스어라는 고대의 언어를 배우고 가르치는 행위—를 통해 인간 존재의 의미를 다시 묻는다. 그리스어는 단순한 학문적 도구가 아닌, 인물들에게 내면의 균형과 새로운 사유를 가능하게 하는 매개체로 작용한다.

한강 특유의 서정적이고 절제된 문체는 이 소설에서도 여전히 강렬하다. 고통이나 감정의 폭발을 직접 묘사하지 않고, 차분한 언어로 감싸며 독자의 감각을 천천히 자극한다. 문장은 짧지만 깊고, 많은 여백이 있어 독자가 직접 그 여백을 해석하게 만든다. 이러한 문체는 이 작품의 침묵과 고요함이라는 주제를 더욱 강조한다.

댓글 0

댓글이 아직 없습니다!
제일 먼저 댓글을 달아보시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