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2013년에 발표한 소설로, 치매에 걸린 전직 연쇄살인범의 시선을 통해 기억과 정체성, 인간 심리의 복잡성을 탐구한 작품이다. 이 소설은 범죄 스릴러 장르를 바탕으로 하면서도, 주인공의 내면 세계와 기억의 불확실성을 섬세하게 그려내어 독자들에게 깊은 몰입감을 선사한다. 김영하는 독특한 플롯과 뛰어난 심리 묘사를 통해 인간 존재에 대한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이야기는 치매 초기 단계에 접어든 전직 살인범 김병수의 시점에서 전개된다. 그는 자신의 과거 기억이 점점 흐려지는 상황 속에서도, 다시 범죄가 일어날 것을 예감하며 사건의 실체를 추적한다. 김병수는 기억의 파편 속에서 자신과 주변 인물들의 진실을 파헤치려 하지만, 기억의 왜곡과 혼란은 독자들에게도 끊임없는 긴장감을 안겨준다.

김영하의 문체는 간결하면서도 강렬하여, 독자가 김병수의 혼란스러운 심리 상태에 자연스럽게 공감하도록 이끈다. 주인공의 불안과 혼돈, 그리고 이중적인 정체성이 섬세하게 묘사되어 있어, 독자들은 단순한 범죄 이야기 그 이상을 경험하게 된다. 소설은 기억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들며, 진실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질문한다.

이 작품은 범죄 스릴러의 긴장감과 함께 인간 기억의 불완전성과 그로 인한 정체성 혼란을 다룬다. 김영하는 기억이 사라지는 과정에서 인간이 어떻게 자신을 정의하고,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지를 보여준다. 또한, 선과 악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상황에서 도덕적 딜레마와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은 사유를 가능하게 한다.

살인자의 기억법은 출간 이후 많은 독자와 평단으로부터 호평을 받으며, 한국 현대 문학에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특히 영화화되어 큰 성공을 거두면서, 작품의 인지도와 영향력도 크게 확장되었다. 이 소설은 기억과 정체성, 그리고 인간 내면의 어두운 면을 탐구하는 뛰어난 문학적 성취로 평가받는다.

김영하는 이 작품을 통해 기억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인간 존재의 근본적 문제를 심도 있게 다뤘다. 살인자의 기억법은 범죄 스릴러 이상의 문학적 깊이를 지니며, 독자들에게 인간 심리와 기억, 그리고 삶의 의미에 대해 깊은 고민을 남기는 작품으로 자리매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