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1976년에 발표한 장편소설로, 제주도 소록도의 한 나병환자 수용소를 배경으로 한 허구의 이야기를 통해 권력과 이상, 인간의 자유와 존엄성을 탐구한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한국 사회의 근대화 과정에서 나타난 권위주의와 이상주의의 충돌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인간 본성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집니다. 특히 정치적 은유와 상징이 풍부해, 단순한 이야기 이상의 깊이를 갖고 있는 소설입니다.
소설의 주인공인 조백헌 원장은 소록도에 새로 부임한 인물로, 수용소를 이상적인 공동체로 만들겠다는 확고한 신념을 가진 이상주의자입니다. 그는 "낙원"을 건설하고자 하지만, 그 과정은 매우 권위적이고 통제적입니다. 조백헌은 환자들에게 복지를 제공하고 규율을 세우지만, 동시에 그들의 자율성과 인간적인 감정을 억압하기도 합니다. 그의 선의는 점차 독선으로 변해가고, 결국에는 환자들과 충돌하게 됩니다.
조백헌의 반대편에 서 있는 인물은 한병욱이라는 인물로, 그는 조백헌의 이상주의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을 보이며, 환자들의 입장을 대변하려 합니다. 한병욱은 선의를 가장한 권력이 어떻게 타인을 억압할 수 있는지를 냉정하게 비판합니다. 이 둘의 갈등은 단순한 인물 간의 대립을 넘어, 권위 vs. 자유, 이상 vs. 현실, 통제 vs. 자율이라는 보다 큰 주제를 상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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