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더 이상 꿈꾸지 않았다. 불꽃처럼 타오르던 그들의 마음도, 끝없는 하늘을 날던 날갯짓도 모두 옛날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세상은 변했고, 마법은 희미해졌으며, 드래곤은 점점 잊혀 가는 전설이 되었다.

칼리온은 마지막 드래곤이었다. 그의 눈빛은 깊은 슬픔과 무거운 기억으로 가득했다. 그는 먼 옛날 동료들과 나누었던 꿈을 되새기곤 했다. 자유롭게 하늘을 날며 세상을 수놓던 그 찬란한 시간들, 하지만 그 모든 것은 이제 사라지고 말았다.

그러던 어느 날, 어린 소녀 릴라가 드래곤의 둥지에 찾아왔다. 그녀는 마을에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속 드래곤이 아직 살아있다는 소문을 믿었고, 그를 만나기 위해 먼 길을 걸어왔다. 릴라는 드래곤에게 묻는다. “왜 더 이상 꿈꾸지 않나요?”

칼리온은 조용히 대답했다. “세상이 너무 달라졌고, 우리의 시간도 끝났기 때문이지. 하지만 네가 묻는다면, 혹시 다시 꿈꿀 수 있을지도 모르겠구나.” 그 말에 릴라는 희망의 불씨를 느꼈다. 아직 세상에 마법이 남아 있음을.

두 존재는 함께 시간을 보내며 잃어버린 꿈을 찾아 나섰다. 릴라의 순수한 마음은 칼리온의 마음속 깊은 곳에 숨겨진 불꽃을 다시 피우기 시작했다. 드래곤의 꿈은 단순한 환상이 아닌, 세상에 다시 찾아올 변화의 씨앗이었다.

그러나 세상은 쉽게 변하지 않았다. 칼리온과 릴라는 오래된 적들과 마주쳤고, 그들에게 맞서 싸워야 했다. 꿈을 잃은 자들의 절망 속에서, 다시 꿈꾸는 마지막 드래곤의 이야기는 새로운 전설이 되어 퍼져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