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라 빌려온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지우도 그랬다. 누군가의 감정을 빌려 살고 있는 듯, 자신의 진짜 마음을 찾지 못한 채 하루하루를 보냈다. 그것은 마치 낯선 감정들이 그녀의 안에 스며드는 것 같았다.

그녀가 만난 사람들은 모두 각자의 마음을 가졌지만, 지우는 그 마음들을 빌려 자신만의 것으로 만들었다. 기쁨도, 슬픔도, 사랑도 모두 누군가의 조각들을 엮어 만들어낸 가짜 같았다. 그래서 더욱 외롭고 고독했다.

그러던 어느 날, 지우는 작은 카페에서 한 노인을 만났다. 노인은 말했다. “진짜 마음은 빌리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찾아내는 거란다.” 그 말은 지우의 마음 깊은 곳에 작은 불꽃을 켰다. 그녀는 자신만의 마음을 찾아 나서기로 결심했다.

지우는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빌린 감정들이 아닌, 진짜 자신의 마음을 조금씩 느끼기 시작했다. 때로는 아프고, 때로는 기쁘고, 때로는 두려웠지만 그것은 모두 그녀만의 색깔이었다. 빌린 마음들이 서서히 진짜 마음으로 바뀌어 갔다.

그녀가 깨달은 것은, 마음은 혼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존재 속에서 자라고 성장하는 것이라는 사실이었다. 빌린 것 같던 마음도 결국 서로에게서 빌려주고, 나누는 과정 속에서 진실해지는 법이었다.

지우는 이제 더 이상 빌린 마음에 의존하지 않았다. 그녀의 마음은 그녀 자신이 만든 진짜 마음이었고, 그 마음은 누구보다도 따뜻하고 깊었다. 빌린 마음들이 모여 진짜 마음이 되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