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었다. 모두가 잘 접혀진 채로 봉투 속에 남겨져 있었지만, 그 누구에게도 보내지 못한 이야기들이었다. 한 글자 한 글자에 담긴 마음은 진실했지만, 두려움과 망설임이 끝내 발걸음을 막았다.
서연은 그 편지들을 쓸 때마다 마음이 흔들렸다. 누군가에게 전하고 싶었던 사랑, 미안함, 후회와 희망이 담겨 있었지만, 세상 밖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혼자만의 비밀로 남았다. 편지는 그녀의 마음 속 작은 고백이자, 숨겨진 이야기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서연은 편지들을 다시 꺼내 읽었다. 그 속에 담긴 감정들은 그때와는 또 달랐다. 미처 전하지 못한 말들이 더 이상 무겁지 않고, 오히려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거울이 되었다. 편지들은 그녀에게 잊혀진 기억의 조각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서연은 한 통의 편지를 마침내 꺼내 들었다. 그 편지는 자신이 가장 두려워했던 상대에게 보내려던 편지였다. 떨리는 손으로 편지를 펼친 순간, 마음속 깊은 곳에서 작은 용기가 솟아났다. ‘이제는 보내야겠다.’
편지를 부치고 난 후, 서연은 알 수 없는 해방감을 느꼈다. 보내지 못한 말들이 마침내 세상에 닿았고, 그로 인해 마음 한켠에 묶여 있던 실타래가 풀리기 시작했다. 편지는 이제 과거가 아니라 새로운 시작의 씨앗이 되었다.
‘내가 보내지 못한 편지들’은 이제 더 이상 미완성이 아니었다. 그 편지들은 서연의 성장과 치유의 기록이며, 앞으로 나아가는 힘이었다. 언젠가 또 다른 편지를 쓸 날을 기다리며, 그녀는 조용히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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