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거리가 있었다. 그 거리는 멀고도 가까워, 마치 우리 사이의 마음처럼 알 듯 모를 듯 아련했다. 비가 내리는 날이면, 나는 그 거리 속에서 너를 생각했다.
우리의 이야기도 그렇게 조금씩 떨어지는 빗방울 같았다. 서로를 향한 마음은 있었지만, 때로는 말하지 못한 채 멀어진 시간들이 쌓여갔다. 그 사이의 간극이 너무 커서 서로를 온전히 느끼기 어려웠다.
빗방울이 떨어질 때마다 나는 그 거리를 좁히고 싶었다. 손을 뻗으면 닿을 듯한 너였지만, 마음의 빗방울들은 쉽게 합쳐지지 않았다. 그 차가운 거리는 우리의 침묵과 오해가 만들어낸 벽이었다.
어느 순간, 빗속에서 나는 깨달았다. 그 거리도 결국엔 자연의 일부이며, 빗방울들은 언젠가 하나로 모여 큰 강을 이루는 것처럼 우리도 다시 연결될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거리는 고립이 아니라 과정이었다.
그 후로 나는 빗방울 사이의 거리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사이의 공간이 우리에게 숨 쉴 여유를 주고, 서로를 돌아볼 시간임을 알게 되었다. 빗방울은 떨어져 있지만 결국 함께였으니까.
우리 사이의 거리는 결국 사랑의 다른 이름이었다. 빗방울 하나하나가 떨어지는 순간마다, 우리는 조금씩 더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 거리는 아픔과 설렘이 공존하는, 우리만의 특별한 공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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