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다른 세상에서 건너온 이야기 같았다. 눈앞에선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듯 보였지만, 그 속삭임은 내 마음 깊은 곳에 작고 은밀한 파동을 일으켰다. 유리는 투명했지만, 우리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경계가 있었다.

그 속삭임들은 말이 아니라 감정이었다. 유리를 사이에 두고 전해지는 미묘한 떨림과 숨결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마음의 언어였다. 서로의 마음을 알지만, 직접 닿을 수 없는 그 거리감이 오히려 더욱 강렬한 연결을 만들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나는 그 속삭임에 귀 기울였다. 때로는 아련한 슬픔이, 때로는 숨겨진 희망이 그 속삭임 속에 담겨 있었다. 유리 위에 맺힌 작은 물방울처럼, 감정들은 사소하지만 깊은 의미를 품고 있었다.

유리를 만질 수는 없었지만, 나는 그 속삭임을 따라 마음을 열었다. 서로에게 닿지 못해도, 그 속삭임은 나와 너를 이어주는 다리였다. 보이지 않는 손길이 내 안에 스며들어 조용한 위로가 되었다.

어느 날, 나는 조용히 말했다. “네 속삭임이 들려.” 그리고 유리 너머 누군가도 같은 말을 했을지 모른다. 그 순간, 우리는 서로의 존재를 온전히 느끼며, 침묵 속에서도 깊은 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았다.

속삭임은 사라지지 않았다. 유리를 통해 이어진 그 감정들은 우리를 조금 더 가까이 있게 했다.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마음, 그 속삭임이 우리의 이야기를 계속 써 내려가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