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평범한 하루였다. 커피를 내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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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문득 우편함을 확인한 주인공 ‘수연’은 낯선 엽서 한 장을 발견한다. 빛바랜 엽서에는 그녀가 다녀온 적 없는 바닷가 사진이 인쇄되어 있었고, 뒤편에는 익숙하면서도 낯선 필체로 이렇게 적혀 있었다. "잊지 마, 넌 한 번도 그날을 이겨낸 적 없어. 2008년 7월 17일을 기억해." 수연은 등골이 서늘해지며 엽서를 손에 쥔 채 굳어버렸다. 문제는, 그녀가 그 날짜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다는 것이었다.

그날 이후, 수연은 이유 모를 두통과 불면에 시달리기 시작한다. 꿈속에서는 항상 같은 풍경이 반복된다 — 푸른 바다, 길게 늘어진 그림자, 그리고 자신을 부르는 누군가의 목소리. 무언가 잊고 있다는 불안감이 그녀를 옥죄어왔고, 수연은 엽서의 발신지를 추적하기로 결심한다. 그렇게 도착한 곳은 엽서 사진 속 배경과 똑같은, 한적한 해안 마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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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연은 마을을 헤매며 어렴풋이 익숙한 장소들을 마주하게 된다. 문득문득 떠오르는 단편적인 기억들 — 웃고 있는 소녀, 깃발이 날리는 방파제, 그리고 어느 날밤의 비명. 결국 그녀는 오래된 펜션의 다락방에서 또 다른 엽서를 발견하게 된다. 이번엔 분명히 자신의 필체였다. "수연아, 이걸 찾고 있다는 건… 결국 네가 기억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다는 뜻이겠지." 이어진 문장은 충격적이었다. "그 아이는 너였어. 네가 지켜주지 못한."

그 순간, 수연의 머릿속에 억눌린 기억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2008년, 여름방학 동안 방문했던 이 마을에서 벌어진 사고. 함께 놀던 친구 ‘하은’이 갑작스런 파도에 휩쓸려 바다로 사라졌고, 어린 수연은 그 사실을 외면한 채 모든 기억을 봉인해버렸던 것이었다. 엽서는 그녀가 수년 전, 치료 중 일부 기억을 되찾았을 때 미래의 자신에게 쓴 것이었다. 기억을 되찾아야만 진정한 회복이 가능하다는 믿음에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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