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부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계절은 겨울에서 여름으로 넘어갔지만, 마을에는 봄이 오지 않았다. 꽃은 피지 않았고, 나무들은 초록 잎을 내지 않았다. 사람들의 마음도 점점 메말라 갔고, 마을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 쓸쓸하고 무기력해졌다. 주인공 ‘지우’는 도시에서 휴가차 방문한 대학생으로, 이 기이한 현상에 강한 호기심을 느꼈다.
지우는 마을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봄이 멈춘 이유를 알아내려 했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누구도 이 문제에 대해 말하기를 꺼렸고, 마치 무언가를 숨기려는 듯 조심스러웠다. 지우는 마을 외곽에 있는 오래된 신비로운 ‘시간의 나무’가 사건과 연관이 있을 거라고 직감했다. 그 나무는 전설에 따르면 마을의 계절을 지키는 신성한 존재였다.
어느 밤, 지우는 그 나무 앞에서 이상한 빛을 목격한다. 나무 아래에 숨겨진 작은 문이 열리고, 그 안에서 한 소녀의 환영이 나타났다. 소녀는 말했다. “나는 봄의 수호자였으나, 사람들의 무관심과 상처 때문에 힘을 잃었어. 봄이 멈춘 건, 이 마을의 마음이 얼어붙었기 때문이야.” 지우는 소녀의 말을 듣고 마을 사람들의 마음을 다시 살릴 방법을 찾아 나선다.
지우는 마을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각자의 아픔과 외로움, 오랜 미움과 상처들을 하나씩 끄집어냈다. 그리고 마을 광장에서 작은 축제를 열어 모두가 서로를 이해하고 화해할 수 있도록 다리를 놓았다. 그 과정에서 사람들은 잊고 있던 ‘봄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었고, 서서히 마을에 따뜻한 기운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며칠 후, 청운 마을의 ‘시간의 나무’에서 다시 생명이 움트기 시작했고, 꽃망울이 피어났다. 봄바람이 불어오고, 사람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졌다. 지우는 떠나기 전 나무 앞에서 소녀에게 작별 인사를 건넸다. “네가 있어 이 봄은 멈추지 않았어.” 소녀는 환하게 웃으며 사라졌다.
‘봄이 멈춘 도시’는 단순한 자연의 계절 변화가 아니었다. 그것은 사람들의 마음속 겨울이었고, 그 겨울을 깨뜨린 것은 결국 ‘서로를 향한 이해와 사랑’이었다. 지우는 그 비밀을 품고, 다시 도시로 돌아갔다. 언제든지 봄이 필요할 때, 마음속에서 다시 피어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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