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생 ‘이서윤’은 이사 간 원룸 화장실에서 이상한 거울을 발견한다. 앤틱 스타일의 낡은 액자에 끼워진 커다란 거울. 그런데 그 거울에는 이상한 점이 있었다. 거울 표면을 닦던 그녀는 미세한 글씨를 발견하는데, 분명 아무도 들어온 적 없는 방에 ‘누군가의 이름’과 ‘짧은 메시지’가 적혀 있었던 것이다.
처음엔 낙서라 여겼지만, 날이 갈수록 메시지는 더 늘어나고, 더 구체적인 이야기가 적혀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어느 날 밤, 서윤은 무심코 거울에 손을 댄 순간, 손끝이 유리 표면을 통과해 들어가는 것을 느낀다. 겁을 먹을 틈도 없이 그녀는 그대로 거울 속으로 빨려 들어가, 거울 저편의 세계로 들어가게 된다.
그곳은 실제 세계와 비슷하지만, 어딘가 뒤틀리고 고요한 공간이었다. 마치 사람들의 ‘진짜 마음’이 드러나는 곳처럼, 그 안에서는 누구도 거짓말을 할 수 없고, 감춰왔던 감정들이 물리적인 형태로 떠돌고 있었다. 그곳엔 서윤뿐 아니라 거울을 통해 들어온 또 다른 사람들도 존재했고, 그들은 저마다의 방에 갇혀 있었다. 그들의 공통점은 하나였다. 현실에서 자신을 숨기고 싶었던 사람들.
거울 속에서 만난 한 소녀는 서윤에게 묻는다.
“넌 뭐 때문에 온 거야? 도망치고 싶어서? 아니면 알고 싶어서?”
그제야 서윤은 깨닫는다. 자신 또한 웃는 얼굴 뒤에 수많은 감정을 감추고 있었고, ‘진짜 자신’이 누구인지 스스로도 알지 못했던 것이다. 거울 속 방마다 남겨진 방명록에는 각 인물들의 진심이 녹아 있었고, 서윤은 그들의 글을 읽으며 자신을 조금씩 이해해가기 시작한다.
그러나 이곳에 너무 오래 머물면, 현실로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거울 속 세계는 ‘자기 자신을 직면하지 못한 자’를 붙잡는 곳이었다. 서윤은 거울 속 사람들을 설득하며, 함께 현실로 돌아갈 방법을 찾아 나선다. 그리고 마침내, 자신의 감정을 정면으로 마주한 순간 — 거울은 ‘출구’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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