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다온’은 우연히 특별한 노트를 발견하게 된다. 낡은 표지에 금색 글씨로 새겨진 제목은 “모든 것을 기억하는 책”. 그저 낡은 일기장처럼 보였지만, 책장을 펼친 순간 다온은 놀라고 만다. 그 안에는 바로 어제 자신이 겪은 하루의 일들이, 마치 누군가 지켜봤던 것처럼 정확하게 적혀 있었던 것이다.
이 책은 매일 밤, 그날의 모든 사건을 기록한다. 아침에 일어난 시간, 학교에서 나눈 대화, 머릿속을 스쳐간 생각, 그리고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감정들까지. 다온은 점점 책에 매료되어, 매일 잠들기 전 책장을 넘기는 것을 습관처럼 하게 된다. 마치 책이 자신의 하루를 정리해주는 비밀 친구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책은 점점 더 불편한 진실을 보여주기 시작한다. 친구에게 무심코 던진 말이 상처가 되었던 순간, 부모님에게 했던 거친 반응, 자신도 인식하지 못했던 질투나 두려움 같은 감정까지 기록되어 있었다. 다온은 처음엔 책을 닫고 외면하려 했지만, 다시 펼칠 때마다 그것은 그 자리에 있었다. 책은 기억을 숨기지 않았다.
하루는 너무 감당하기 힘든 문장을 마주한 다온이 책을 찢어버리려 했다. 하지만 다음 날, 찢은 자리는 다시 붙어 있었고, 거기엔 짧은 문장이 새겨져 있었다.
“기억은 상처가 아니라 길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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