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낡은 골동품 가게 안에는 수수께끼 같은 흰 돌 하나가 놓여 있었다. 이 돌은 평범해 보였지만,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만지는 사람에게 마지막 기억을 들려준다’는 신비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사람들은 호기심 반 두려움 반으로 그 돌을 바라보았고, 그 돌을 만진 자들은 잊을 수 없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주인공 지훈은 우연히 그 돌을 손에 쥐게 되었다. 처음에는 장난삼아 만져보았지만, 곧 낯익은 한 장면이 머릿속에 선명하게 떠올랐다. 그것은 바로 자신이 어릴 적 잃어버린 할머니의 마지막 기억이었다. 할머니의 따뜻한 미소와 함께 들려오는 조용한 목소리가 그의 마음 깊은 곳을 울렸다. 지훈은 돌이 가진 힘에 놀라면서도 그 신비로움에 빠져들었다.

돌은 만지는 이마다 다른 기억을 보여주었다. 어떤 이는 사랑하는 이의 마지막 순간을, 또 다른 이는 오래전에 잊혀진 친구와의 추억을 다시 느꼈다. 이 돌은 과거와 현재를 잇는 다리였고, 잃어버린 시간을 잠시나마 되돌려 주는 선물 같았다. 하지만 동시에, 너무 깊이 빠져들면 현재를 잃을 수도 있다는 경고도 함께했다.

지훈은 점점 돌의 힘에 의지하게 되었다. 그러나 어느 날, 돌을 만졌을 때 자신도 모르게 낯선 기억 하나가 떠올랐다. 그것은 자신의 미래였고, 그 속엔 다가올 아픔과 선택이 담겨 있었다. 그는 그 기억 앞에서 큰 고민에 빠졌고, 돌의 힘을 어떻게 써야 할지 고민했다. 과거를 아는 것이 미래를 바꾸는 열쇠가 될 수 있을까?

결국 지훈은 돌을 다시 가게에 돌려놓았다. 돌이 가진 힘은 소중하지만, 삶은 기억뿐만 아니라 현재의 선택으로 만들어진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는 이제 자신만의 기억을 새롭게 쌓으며, 돌이 보여주지 않은 미래를 만들어 가기로 결심했다. 흰 돌 하나는 여전히 가게 구석에서 조용히 빛나고 있었다.

그 돌을 만지는 사람마다 마지막 기억을 들려주는 신비한 힘은, 결국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과거뿐 아니라 지금 이 순간임을 일깨워 주었다. 기억은 흘러가지만, 그 기억을 품은 마음은 영원히 살아 숨 쉬는 법이다. 흰 돌 하나가 전하는 조용한 메시지는 그렇게 시간 속에 묻혀 사람들의 마음에 남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