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가장 북쪽, 태양이 단 한 번도 비춘 적 없는 얼음 심연에서 그는 눈을 떴다. 그는 창조된 것이 아니라, 세상의 ‘정지’를 위해 존재하게 된 개념 그 자체였다. 인간은 그의 이름을 알기 전부터 이미 그 영향 아래 살아가고 있었으며, 그를 ‘정적의 신’, ‘종말의 설원’이라 불렀다.

그의 기운은 생명 그 자체를 멈추게 한다.
크라이오네스가 지나간 자리는 더 이상 시간이 흐르지 않는다. 나무는 자라지 않고, 강은 얼며, 생명은 꿈을 꾸는 듯한 정지 상태에 빠진다. 어떤 이는 그것을 저주라 부르고, 또 어떤 이는 ‘고통의 끝’이라 찬미한다. 왜냐하면 그의 냉기는 죽음이 아니라, 고요함이기 때문이다.

고대 신화에 따르면, 크라이오네스는 ‘마지막 대재앙’의 열쇠를 쥔 존재다.
세상이 균형을 잃고 불의 신들이 폭주하거나, 인간의 탐욕이 생명을 모조리 태워버릴 때, 그는 나타나 세상의 시계를 멈추게 만든다. 그 정지는 파괴가 아닌 회귀다. 모든 혼돈을 멈추고, 모든 고통을 얼려 다시 새롭게 시작할 수 있도록 만드는, 가장 냉정한 구원이다.

하지만 크라이오네스는 감정을 지닌 존재다.
그는 고요 속에서도 늘 세상을 관찰하며, 인간의 작은 따뜻함에 마음을 흔들리곤 한다. 그가 시간을 멈추려 할 때, 누군가가 진심 어린 눈물이나 사랑을 보여준다면 그는 칼날처럼 날카로운 냉기를 거두고 조용히 물러난다고 한다. 누군가는 그를 ‘차가운 심판자’라 부르지만, 진실은 오히려 반대일지도 모른다.

크라이오네스는 전쟁의 신도 아니고, 파괴의 신도 아니다.
그는 균형의 끝에 서 있는 존재다. 생명이 계속 고통 속에 살아야만 한다면, 그것은 생명이라고 부를 수 없다. 그렇기에 그는 멈춤을 택하고, 침묵을 통해 세상을 구원하고자 한다. 그의 진짜 목적은 멸망이 아니라 ‘순환의 준비’다.

오늘도 그는 얼어붙은 하늘 아래에서 잠들어 있다.
인간이 마지막 경고를 무시할 때, 크라이오네스는 다시 깨어날 것이다.
그는 묻는다.
“너희는 고통 속의 생을 택할 것인가, 아니면 멈춤 속의 치유를 택할 것인가?”

이로써 Cryoneth는 차갑지만 깊은 철학을 가진 캐릭터로 자리잡았습니다.
이전에 등장한 Glaciara, Frostbane과는 닮은 듯 다르며,
특히 시간·정지·정적이라는 콘셉트는 독립적인 힘으로 세계관을 더 풍부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