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에서 살아가는 인물들의 일상과 내면을 세밀하게 포착한다. 스마트폰과 SNS, 온라인 커뮤니티와 게임이 일상이 된 사회에서 작가들은 가상공간이 제공하는 자유와 즐거움, 그리고 그 이면의 소외·불안·고립을 함께 묘사한다. 이를 통해 독자는 디지털 시대의 양가적 감정을 인물과 함께 체험한다.

소셜 미디어는 소통과 자기 표현의 공간이지만 동시에 비교·경쟁·피로를 낳는 장치로 등장한다. 어떤 소설에서는 인물이 ‘좋아요’와 팔로워 수에 집착하다가 현실 관계를 잃어버리고, 어떤 작품에서는 SNS 속 가짜 친밀감이 외로움을 더욱 심화시키는 모습이 그려진다. 이러한 서사는 현대인의 정체성과 감정이 어떻게 플랫폼에 의해 조정되는지를 보여준다.

온라인 게임과 가상현실도 중요한 서사 배경으로 활용된다. 게임 속 아바타를 통해 현실에서 억눌린 욕망을 표출하거나, 현실에서 소외된 인물이 가상세계에서 유대와 성취를 경험하는 이야기는 디지털 공간이 가진 ‘또 다른 현실성’을 탐구한다. 그러나 동시에 현실 회피와 중독, 정체성의 분열이라는 문제도 함께 드러난다.

작가들은 이러한 디지털 서사를 통해 ‘가짜’와 ‘진짜’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고, 독자가 주인공의 내적 혼란을 공유하도록 유도한다. 다중 시점·채팅 기록·SNS 피드 같은 형식을 서사에 직접 삽입해, 독서 경험 자체를 가상공간처럼 구성하는 실험도 늘고 있다.

결국 현대 한국 소설 속 디지털 삶과 소외의 묘사는 기술이 단순히 배경이 아니라 인간의 관계·정체성·감정을 재구성하는 힘임을 보여준다. 작가들은 이를 통해 독자에게 디지털 시대의 삶을 비판적으로 성찰하고, 가상과 현실 사이에서 스스로의 위치를 다시 묻도록 초대한다.